-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3공구 현장, 폐토사·건설폐기물 장기 방치 확인
- 현장 관계자, 기자에게 돈봉투 건네며 "기름값" 언급… 언론 무마 시도 정황
- 처리 경로 불투명… "올바로시스템 전자인계서 등 철저한 추적 필요" 지적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국책사업인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구간 3공구 공사 현장에서 시공사 태영건설이 폐토사와 건설폐기물을 장기간 불법 적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태영건설은 취재가 시작되자 수개월간 방치했던 폐기물을 단 며칠 만에 치웠으며, 이 과정에서 현장 관계자가 취재 기자에게 금품을 건네며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포착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 충남 당진 현장 곳곳에 폐토사 방치… "비산먼지 방지 시설 전혀 없어"
논란은 충남 당진시 정미면 천의리 일원 3공구 현장에서 발견된 악취 나는 뻘과 폐토사,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 의심 물질에서 시작됐다.
본지가 현장(당진시 정미면 천의리 555번지 인근)을 확인한 결과, 도로 인근임에도 비산먼지 방지용 덮개나 방진망 없이 방치된 폐토사 더미 수십 개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일부 흙더미에는 깨진 콘크리트 조각 등 건설폐기물이 혼합돼 있었고, 공사 구간 표시 깃발을 통해 태영건설 관리 구역임이 확인됐다.
■ 태영건설 현장사무실, 말 바꾸기 끝에 "우리 것이 맞다" 시인
태영건설 현장사무실은 처음에는 "해당 구간은 공사 중이 아니라 폐기물이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후 "일부 문제가 있는 폐기물을 임시로 치워놓은 것"이라며 설명을 바꿨고, 결국 기자와 현장을 함께 확인한 뒤에야 "우리 것이 맞다"며 불법 방치 사실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 관계자는 취재 중인 기자에게 "기름값 하라"며 금품을 건네려 시도했다.
기자가 거부하자 관계자는 "기자들이 오면 이렇게 기름값을 주고 보낸 적이 여러 번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 취재 후 폐기물 자취 감춰… "처리 경로 불명확"
취재 이후 현장에 쌓여있던 폐토사와 폐콘크리트, 뻘흙은 며칠 사이 사라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폐토사 더미는 임시로 현장에 다짐 정리했고, 폐콘크리트와 뻘흙은 폐기물 처리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운반업체와 최종 처리업체 등 처리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건설폐기물은 관련 법령에 따라 허가받은 업체가 운반·처리해야 하며 환경부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전 과정이 관리된다. 적법한 처리였다면 전자인계서와 처리업체 반입 확인서, 계량증명서 등이 존재해야 한다.
태영건설 현장소장은 "폐기물을 치웠으니 문제 없는 것 아니냐"며 "당진시 시료채취 결과가 문제없다고 나오면 문제없다는 기사를 게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 B씨는 "폐기물을 다 치우고 난 뒤 시료를 채취했는데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증거를 미리 치운 뒤 문제없다는 기사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양심불량"이라고 비판했다.
■ 대기환경보전법·폐기물관리법 위반 소지
전문가들은 폐기물을 사후에 치웠다는 사실이 최초 적치 행위의 불법성을 소거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현장은 다음과 같은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 시행규칙 제58조 [별표 14]에 따라 토사·모래·자갈 등 야적 시 방진망·방진벽 설치와 살수시설 운영, 장기 야적 시 덮개 설치가 의무지만 수개월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폐기물관리법 위반 — 제13조(폐기물의 보관 등)에 따라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장소에서 보관해야 하나 노지에 임의 야적했다.
■ 한국도로공사 감독 책임도 도마 위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의 관리·감독 책임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수개월간 악취가 나는 폐기물이 방치된 사실을 감독기관이 인지했는지, 정기 점검과 시정조치가 이뤄졌는지가 쟁점이다.
한국도로공사 주 감독관은 현장소장의 발언에 대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당혹스러움을 표하며 "앞으로 더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투명한 공개와 전수조사 필요"
당진시 자원순환과는 현재 토양 시료 채취 결과를 분석 중이며, 약 3주 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결과 공개와 함께 인근 농지·지하수 오염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취재 직후 반출된 폐기물의 적법성 여부를 올바로시스템 전자인도서와 계량증명서를 통해 대조·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단 반출로 확인될 경우 불법 매립 또는 증거 인멸 행위로 간주해 사법당국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본지는 당진시의 시료 분석 결과와 폐기물 최종 처리 경로가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 추적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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