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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9기 출범도 전에 '재정 위기'…충남도, 1조304억 원 예산 공백 직면

  • 김유정 기자
  • 입력 2026.06.19 08:25
  • 조회수 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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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비위 "채무 2조3594억 원, 매우 엄중한 상황"…금강수목원 매각대금 3000억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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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충남도 재정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민선9기 충남도정 출범을 앞두고 재정 문제가 첫 번째 변수로 떠올랐다.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인 '통(通)하는 충남 준비위원회'는 18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충청남도 재정 상황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하다"고 밝혔다.

 

이재관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충남도의 2026년 본예산 기준 채무 잔액은 2조359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세입과 세출을 합쳐 1조304억 원 이상의 예산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준비위가 파악한 세입 부족 규모는 4687억 원 이상이다. 


2025년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 1353억 원 결손, 보통교부세 334억 원 감액, 세종 소재 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매각대금 3000억 원 삭감 가능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됐다.

 

세출 측면에서는 5617억 원 이상의 추가 지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군과 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일반조정교부금, 특별조정교부금, 교육청 전출금 부족분 4642억 원과 국고보조사업 확정에 따른 도비 매칭 부담 증가분 688억 원, 연금부담금·소방특별회계 전출금·재난관리기금 전출금 등 법정 의무경비 287억 원이 포함됐다.

 

이 위원장은 "이 정도 규모의 재정 공백은 일부 투자사업 조정이나 필수 경비를 제외한 예산 절감, 기금 간 여유 재원 활용 정도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보다 근본적이고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충남도의 재정 건전성 문제는 도의회 결산 심사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구형서 충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2025회계연도 결산 기준 충남이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순세계잉여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규모 지방채 발행이 다음 도정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 위원장에 따르면 충남은 2025년 한 해에만 행정안전부 승인 초과발행분 2500억 원을 포함해 총 6615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2025년부터 2040년까지 상환해야 할 지방채 원금과 이자는 1조7377억 원으로, 매년 평균 1086억 원을 갚아야 하는 구조다.

 

이번 브리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금강수목원과 맞닿아 있는 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매각대금 3000억 원 문제다.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는 올해 본예산 세입에 반영된 세종 소재 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매각대금 3000억 원에 대해 실제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하고, 세입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금강수목원은 충남도가 소유하고 세종시에 위치한 대표 산림·생태자원이다. 그동안 민간매각 논란이 이어졌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공공자산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지난달 20일에는 '금강수목원 공공성 지키기 네트워크'가 박수현 당시 충남도지사 후보와 긴급 현안 간담회를 갖고 금강수목원 공공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종민 세종시갑 국회의원은 조상호 세종시장 후보와 박수현 후보가 금강수목원 공공화 공동선언 또는 협약에 나설 것을 제안했고, 박 당선인도 민간매각 재검토와 공공성 확보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금강수목원 처리 방향과 관련해 이 위원장은 "민간매각보다 공공의 영역에 두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국가 재산으로 갈 경우 국비를 통해 충남도 재정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재정난은 민선9기 농정과 민생사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공익직불제 확대, 농어촌 기본소득, 농어업 재해보장 강화, 여성농어업인 행복바우처 복원, 농자재 지원 확대 등을 약속하며 "농민이 흘린 땀만큼 보장받는 농정"을 강조했다.

 

그러나 1조 원 이상의 예산 부족이 현실화될 경우 신규 공약은 물론 기존 농업·농촌 지원사업의 우선순위 조정도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세입 결손과 법정 의무경비 부족분, 국고보조사업 도비 매칭 부담까지 드러난 만큼 민선9기 출범 이후 재정 정상화를 위한 추경 편성은 사실상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후재해 대응, 농촌 인력난, 농자재비 부담, 청년농 정착, 여성농업인 복지, 해양수산 경쟁력 강화 등은 도민 삶과 직결된 과제다. 

 

재정 정상화 과정에서 농어업과 농촌지역 예산이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세밀한 재원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이 공무원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재정 상황을 말씀드리는 것은 공무원들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라며 "공약 추진과 앞으로 박수현 당선인의 도정 철학을 담기 위한 첫발을 딛는 과정에서 재정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이라는 틀 속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 도민들과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결과물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선9기 충남도정은 출범 전부터 무거운 재정 숙제를 안게 됐다. 재정 상황을 도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진단이 향후 공약 추진 지연이나 축소의 명분으로만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정이 어렵다"는 설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농정과 민생,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어떤 기준으로 지키고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다.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가 재정 정상화 방안과 추경 편성 방향, 공약별 우선순위를 어떻게 제시할지가 민선9기 충남도정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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