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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12시간 전 경고 무시…서소문고가 '인재' 논란

  • 이현 기자
  • 입력 2026.05.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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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 징후 감지 후 회의·보고만 반복…구조 보강·선로 통제 등 실질 조치 전무사고 1분 전에도 열차 통과…대형 참사 간발의 차로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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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전 무궁화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6명의 사상자를 낸 붕괴 사고가, 구조물의 명백한 파괴 신호를 감지하고도 반나절 이상 실질적 대응 없이 방치된 끝에 일어난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불과 1분 전에도 현장 하부 선로를 열차가 통과한 것으로 확인돼, 자칫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 드러났다.

 

28일 서울시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첫 위험 신호는 지난 26일 오전 2시 30분께 포착됐다. 

철거 공사가 시작된 지 단 1시간 만에 다리를 지탱하는 철골 거더 끝부분이 주저앉으며 인접 구조물과 2.9cm의 격차가 발생했다. 육안으로도 확인될 만큼 뚜렷한 붕괴 전조였다.

 

현장에서는 임시 강판을 대고 공사를 중단했다. 

이 시점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의 시계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후 오전 7시 30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첫 유선 보고가 이뤄졌고, 책임감리단 대면 보고와 오전 10시 50분 현장 관계자 대책 회의가 차례로 열렸다. 서류상 보고 체계는 작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차례의 보고와 회의가 오가는 동안 하중을 분산시킬 지지대(동바리) 추가 설치 등 구조물을 물리적으로 보강하는 긴급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오후 1시 40분께 안전모만 착용한 조사단 9명이 교량 하부에 진입해 뒤늦은 전문가 합동 점검에 나섰고, 53분 뒤 상판이 완전히 붕괴했다. 

첫 이상 징후로부터 12시간 33분이 지난 오후 2시 33분이었다. 이 사고로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시 공무원과 행인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주변 통제 역시 전무했다. 사고 구간 하부는 하루 300회 이상 열차가 통과하는 경의중앙선 구간이다. 

기상 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이상 징후 감지 이후 선로 통제나 감속 운행 요청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CCTV 분석 결과, 붕괴 5분 전 승객 42명을 태운 KTX가 교량 아래를 통과했고, 불과 1분 전에는 7량짜리 무궁화호 회송 열차가 사고 지점을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 처리가 현장의 위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이, 무고한 승객들이 대형 철도 참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시민들의 비판도 거세다. "붕괴 당시 열차가 지나고 있었다면 훨씬 더 큰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절단 작업 중 이상 징후가 생기면 주변 통제를 먼저 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요령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시간 동안 서류 보고와 회의실 점검에만 매몰돼 정작 현장의 물리적 위험을 방치한 것은 전형적인 관료제형 안전불감증"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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