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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서 6년간 학대…기소된 종사자 아직도 근무 중

  • 이현 기자
  • 입력 2026.05.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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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인 여성에 식사 제한·상한 음식 강요…5살 아이·장애인 모 욕실 감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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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아동이 쓴 글

 

성폭력 피해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되는 시설에서 오히려 입소자들이 반복적인 학대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종사자가 기소 이후에도 여전히 같은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썩은 브로콜리 먹으라 강요"…정서적 학대에 위협까지

20대 지적장애인 여성 이 모 씨는 제주의 한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서 6년간 생활했다. 그러나 2024년부터 시설 내 특정 종사자로부터 반복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이 씨는 KBS 취재진에게 "해당 종사자가 밥을 빼앗아 버리고, 썩은 브로콜리를 안 썩었다며 먹으라고 해서 먹고 토했다"고 털어놓았다.

 

KBS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 씨의 진술이 상당 부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종사자는 2024년 식단 조절을 명목으로 이 씨에게 브로콜리와 방울토마토만 먹도록 강요하고, 상한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이 씨에게 "나가야 할 아이인데, 가만두지 않을 거다"라며 시설 내 불이익을 암시하는 위협 발언을 한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를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로 규정했다.

 

5살 아이와 장애인 엄마, 욕실에 20분 감금

피해자는 이 씨만이 아니었다. 공소장에는 해당 종사자가 2022년 3월, 당시 5살이었던 아이와 그 어머니인 지적장애인 입소자를 욕실에 감금한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종사자는 피해자들이 욕실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불을 끄고 약 20분간 출입문 앞을 지키며 나오지 못하게 했다.

 

당시의 기억을 또렷이 간직한 피해 아동은 취재진에게 "엄마가 씻겨주고 있었는데, 엄마를 나오라고 하면서 팔을 잡고 불을 끄고 문을 잠가버렸다"며 "문을 두드리며 꺼내달라고 했는데 들은 척도 안 했다"고 말했다. 아동은 "무서웠고, 내가 쓸모없는 아이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이 행위에 중감금 혐의를 적용하고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도 해당한다고 봤다.

 

기소 후에도 버젓이 근무…전문가 "즉각 분리 조치 필요"

해당 종사자는 아동복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중감금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 기소 이후에도 같은 시설에서 계속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대 피해를 호소한 장애인과 아동이 생활하는 보호시설에서 가해 혐의자가 버젓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KBS에 "조만간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인사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즉각적인 분리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정규 변호사는 "장애인 시설 종사자가 학대 혐의로 기소됐을 때는 대기발령이나 직위해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관련 입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피해 장애인이 시설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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