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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기록 남기지 마"…김범석 쿠팡 대표, 과로사 은폐 지시 의혹

  • 이현 기자
  • 입력 2025.12.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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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현안질의에서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책상에 김범석 쿠팡 의장의 사진기사 프린트가 놓여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고 축소·은폐를 직접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SBS는 장 씨 사망 이후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법인 대표와 전 쿠팡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사이에 오간 메신저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 2020년 10월 12일 쿠팡에서 약 1년 4개월간 새벽 근무를 이어오다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퇴근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고인의 근무 기록을 두고 나눈 메신저 대화에서 'BOM'으로 표시된 김 대표는 '물 마시기', '대기 중', '빈 카트 옮기기', '화장실' 등의 표현을 언급했다.

이에 사내 영상 관리 업무를 맡은 정보보호책임자는 관련 내용을 정리하며 영상을 재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대표는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화에 대해 SBS는 고인이 일하지 않은 영상과 시간을 확인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린 증거를 남기지 말라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시간제 노동자는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닌데 왜 열심히 일하겠나, 말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으며, "내일 아침 국회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질책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10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쿠팡 측은 유족이 제기한 과로사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SBS는 당시 쿠팡 내부 자료에 장 씨가 사망하기 일주일 전부터 화장실 이용 시간과 음료를 마신 시간까지 분초 단위로 기록돼 있었으며 김 대표가 언급한 '물 마시기', '대기 중' 등의 영어 표현을 그대로 옮겨 정리한 엑셀 파일도 존재했다고 전했다.

민사 소송을 통해 약 4년 만에 장 씨의 과로사를 인정받은 유족 측은 "당시 쿠팡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이제야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SBS에 "해임된 전 임원(전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이 회사에 불만을 품고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해당 전 임원이 제기한 해고무효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쿠팡이 승소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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